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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레르기

나는 천식 일까? 감기와 천식의 차이점과 천식증상 체크리스트

by monday100 2022. 7. 28.

천식 진단을 받다. 내가 왜?

천식 진단 받은지 5년째다.
1년간은 천식으로 진단받은 사실을 믿기 힘들었다. 흡입기에 대한 부정적인 글들(특히 한의원 광고)이 너무 많아서 흡입기를 시작하지 못하고 계속 증상은 나빠졌다. 지금 돌아보면 천식 진단받기 까지도 3개월 가까이 걸렸고, 진단받고도 1년간 방치되어 있었다고 말할 수 있겠다. 갑자기 없던 천식이 왜 생겼지? 내가 왜? 이런 생각이 나를 제일 힘들게 했던 것 같다. 천식을 이해하고 내가 걸린 병이라고 받아들이는 데 5년이 걸렸다.

감기와 천식의 차이점

기침 한다고 다 천식은 아니다. 감기나 일반 기침은 약을 먹으면 증상이 사라진다. 나의 경우는 감기로 인한 기침이 두 달 가까이 지속되었고 약을 먹어도 증상이 호전되지 않아 결국 호흡기내과라는 곳을 가서 천식 진단을 받았다.
감기와의 가장 큰 차이점은 천식으로 인한 대표적인 증상은 숨이 차다는 느낌이 수시로 온다는 것이다. 보통 감기는 기침을 하느라 숨이 힘든 느낌이라면 천식은 숨을 쉴 때 공기가 다 안 들어오는 것 같은 느낌 그리고 숨을 쉴 때마다 잔기침이 나면서 가슴에서 쌕쌕 소리가 난다. 이 쌕쌕 소리를 천명음이라 하는데, 나도 처음에는 안 들렸고, 나중에 증상이 반복되어 숨이 차 오르고 목이 조이는 느낌이 나는구나라고 인지할 정도로 천식발작 증상에 익숙해지면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이비인후과나 내과 의사 선생님은 청진기로 폐소리를 들으면 알 수 있다고 한다.
처음 천식진단을 받은 호흡기내과에 방문했을 때 폐 X-ray를 먼저 찍었다. 당시 선생님이 결핵 혹은 폐질환인지 판단하시려고 찍는다고 했다. 나는 X-ray상 폐는 정상이었다. 그다음에 하는 것이 폐활량 측정이다. 최대한 숨을 들이마시고 내쉴 수 있는 공기량을 측정하는 검사법으로 천식환자의 경우 내쉬는 걸 잘 못한다고 한다. 나도 내쉬는 걸 몇 번이나 실패해서 수치가 나오질 않았어 쉬었다가 다시 하고를 반복했다.
유튜브에서 호흡기관련 의사 선생님이 말씀하시길, 천식은 X-ray상에 폐는 정상이지만, 숨이 차는 증상이라고 표현하시던데 너무 찰떡같이 이해가 되었다. 또 내가 만난 의사 선생님들이 한결같이 얘기해 주는 것은 알레르기비염이 오래 진행되면 거의 천식으로 진행되는 것은 공식처럼 받아들여야 한다고 했다. 알레르기 비염이 있다면 어릴 때 혹은 젊을 때 치료를 적극적으로 하는 것이 천식을 예방하는 길이라고 볼 수 있겠다.
기침을 오래하거나 평소와 다른 증상으로 불편함을 느낀다면 나도 혹시 천식일까 의심해보고 자가 진단해서 빨리 진단받고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현재로서는 제일 현명한 게 아닐까 싶다.

천식 자가진단표

아래 1가지 이상이라도 증상이 있으면 천식으로 의심된다고 한다. 나는 8개가 해당된다. 혹시 의심되는 증상이 있다면 바로 이비인후과 혹은 호흡기내과를 방문하시기 권한다.


  1. 밤에 숨이 차거나 심한 기침으로 잠을 깬 경험이 있다.
  2. 기침감기가 자주 오고, 한 번 걸리면 3주 이상 오래 지속된다.
  3. 감기약이나 혈압약을 복용 후 숨이 가빠져 힘들었던 경험이 있다.
  4. 운동 시 혹은 끝난 뒤 숨이 차고 쌕쌕 거리는 소리가 난다.
  5. 추운 날 외출하면 가슴이 답답하고 기침이 나며 쌕쌕 소리가 난다.
  6. 밤에 똑바로 누워 자면 가슴이 답답해서 옆으로 누워 자야 편하다.
  7. 콧물, 재채기, 코막힘 등 알레르기 비염 증상이 있다.
  8. 자주 눈이 가렵거나 비비는 증상 또는 두드러기나 가려움증이 있다
  9. 가족 중 위 증상이 있는 사람이 있다.

천식은 완치가 없다.

5년간 의사 선생님을 만날 때마다 이렇게 질문했다 "평생 이렇게 살아야 하나요? 완치는 불가능한가요?"
한의사 선생님들만 완치가 있다고 했고, 내가 만난 모든 의사 선생님이 완치가 없다고 대답해 주셨고, 나도 천식은 완치가 없다고 결론지었다.
한의학으로 끝까지 고쳐보질 않아서 성급한 결론일 수 있지만, 한약 한 달분 40만 원 x 보통 1년 먹어야 완치된다고 설명하니 500만 원 정도 투자할 수 있는 경제적 이유가 있으시다면 한의원에서 시도해 보는 것도 좋을 수 있겠으나 나는 저렴한 비용의 최대의 치료를 해야 하니 현재 의학의 수준을 받아들여야만 했다.
천식치료는 흡입기로 해야하는데, 이걸 매일 하는 루틴을 내가 스스로 해내려면, 천식이라는 질환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폐로 숨을 쉴 수 있게 공기가 통과하는 통로인 기관지가 예민해지고 약해진 것이다. 즉 염증 상태이기 때문에 천식 증상이 나타난다는 것은 실제 기관지가 염증을 일으켜 공기가 들어가고 나가는 길이 좁아져 천명음이 나는 것이고, 이미 기관지가 예민해져 있는 상황이므로 여름에는 에어컨 바람, 겨울에는 찬 바람을 맞으면 바로 반응이 와서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내가 다른 나라로 이민을 가거나 환경이 완전히 변해서 먹는 음식재료 자체가 다르면 모를까 공기를 선택해서 마실 수도 없고, 겨울에는 아예 안 나갈 수도 없고, 내가 태어난 체질과 지금 살고 있는 환경을 완전히 바꿀 수 없으므로 최대한 기관지 염증으로 인한 증상을 나타나지 않게 유지하여 폐가 더 이상 망가지지 않게 하는 것이 치료의 목표인 것을 이해해야 한다.
염증질환이기 때문에 염증을 없애는 약이 스테로이드고, 이 스테로이드가 부작용이 많은 약물이라 전신 부작용을 줄이고 폐에만 적용하는 흡입용 스테로이드제를 써서 부작용을 최소화 하는 치료로 주로 흡입기를 처방해 주는 것이며, 수많은 논문에 따르면 흡입기만 잘 써도 90%는 천식 증상 없이 살 수 있다고 하니 현재 치료약의 핵심은 스테로이드 흡입기라는 것에 동의한다.

천식에 스테로이드 흡입기 꼭 써야 할까?

호흡기 의사 선생님이 말씀하시길 약을 받아가서 안 쓰는 사람이 의외로 많다고 한다. 나도 흡입기를 처방받고 거의 1년을 가지고만 있었다. 당시에 편견이 있었는데 표면적으로는 영화 같은데 보면 천식환자를 불치병 환자처럼 숨이 껄떡거리다 죽는 것처럼 표현해서 마치 흡입기를 쓰기 시작하면 결국에 흡입기 없으면 그렇게 죽을 것만 느낌이었고, 흡입기 한번 쓰면 폐가 다 망가진다는 한의원 광고 때문에 한의원 여기저기 다니다가 알레르기내과 선생님의 차분한 설득에 믿음을 가지고 쓰기 시작했다. 전에도 많은 이비인후과 선생님들이 흡입기를 써야 한다고 했지만 내가 부작용 걱정을 하거나 질문을 하면 대부분 선생님이 네가 싦으면 말고 식으로 대했기 때문에 확신을 가질 수가 없었다. 내 주위에 천식환자가 없어서 제대로 된 정보도 알 수가 없어 직접 경험해보고 시행착오를 겪을 수밖에 없었다.
현재 흡입기를 사용하고 있는 나의 결론은 천식 진단 받았다면 흡입기 꼭 써야 한다이다. 안 쓰고 좋아지는 방법이 있다면, 나도 방법을 알고 싶다. 증상이 나타났는데 흡입기 안 쓰고 버티면 상태가 더 나빠지는 것을 직접 경험했고 그동안 아무것도 안한 게 아니라 천식에 좋다는 한약,여러가지 즙 등 광고 나오는 제품들도 다양하게 시도해 보았다.
질환에 대해 공부를 시작하고 다른 사람들의 사례를 보니 천식증상은 언제 어디서든 다시 나타날 수 있으므로 당뇨처럼 만성질환이라고 받아들이고 매일 꾸준히 사용해서 폐 기능의 발작을 줄이고, 염증을 줄여서 편안한 상태를 유지하는 것으로 관리가 가능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천식을 이해하고 흡입기를 매일의 루틴으로 받아들이니 지금은 일상생활이 편안 해 졌다.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있는 방법이 있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된다. 빨리 완치되는 약이 나왔으면 좋겠다.

 

제 개인적인 경험일 뿐 체질과 환경이 다르므로 참고만 하시고 혹시 안해 본 부분이나 몰랐던 사실이 있다면 이해하는데 조금 도움되시기 바라는 마음으로 공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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