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영유아

어떤 소아과에 가야할까? 소아과 선택기준

by monday100 2022. 5. 18.

어떤 소아과에 가야 할까? 

아기가 중이염이 낫지 않아 동네별 소아과를 모두 돌아다녀보니 나름 기준이라는 게 생겼다. 처음에는 무조건 집에서 제일 가까운 데 가게 된다. 그러다가 불친절하거나 어떤 증상으로 약을 복용했는데, 잘 낫지 않을 때 병원을 바꾸게 되는 것 같다. 아이들이 소아과에 방문하는 병명도 대체로 비슷하고, 처방하는 약들은 동일한 성분의 이름만 다른 약들로 거의 비슷한 조합으로 처방을 해주는 것이 현실이다. 그렇다면 어차피 비슷한 처방약이니 가까운 데 가는 게 나을까? 

 

최근 이사를 해서 새로 온 동네에 소아과를 가야 할 일이 생겨 네이버 지도에서 검색 후 영수증 리뷰를 보고 사람이 많고, 친절하다는 리뷰가 있는 곳으로 방문했다. 시설도 깨끗하고 놀만한 공간이 있어 아이가 좋아했고, 간호사 선생님도 의사 선생님도 친절하고 긴장한 아이한테 사탕도 주고 하니 서비스가 매우 만족스러웠다. 그런데 진료받고 나오면서 처방전을 보고는 문득 경계심이 들었다.  

아래 처방전은 약간의 미열과 목이 부은 증상으로 받은 처방인데, 아이한테 처방할 수 있는 세상의 모든 종류의 약을 종류별로 다 조합한 것 같다. 아마 약봉투 공부하기 전의 나였으면 저 긴 처방리스트를 보고 상태가 심각한가 보다며 전부 다 꼬박꼬박 먹였을 것이라는 생각이 드니 정신이 번쩍 든다. 아래 몇 가지 나의 소아과 처방전 경험사례와 찾아본 자료들, 전문가의 책 내용을 기반으로 소아과 선택 기준을 세웠다.

 

 

과한 처방전 사례

  • 목이 부은 증상 처방약 : 코비안에스시럽, 엘테인캡슐, 슈다페드정, 베포린비정, 페니라민정, 씨투스건조시럽, 씨클린건조시럽 125

항히스타민제 3종류가 한꺼번에 처방되어 있는 걸 보고 매우 놀랐다. 

  • 코비안 에스 시럽 : 페닐레프린염산염 1mg/mL+클로르페니라민말레산염 0.4mg/mL의 항히스타민제가 포함되어 있는 복합제제
  • 페니라민정 :  클로르페니라민말레산염 2mg
  • 베포린비정 : 베포타스틴베실산염 10mg, 2세대 항히스타민제로 선택적으로 코 감각 신경의 히스타민 H1수용체에 길항작용을 하며, 염증 반응에 관여하는 호산구의 침윤 억제작용 및 *IL-5(=사이토카인)의 생성을 억제하는 작용을 한다. 간에서 대사 되지 않아 간독성 및 약물 상호작용 우려가 없고, 다른 세대의 항히스타민제보다 효과가 빨리 나타나지만, 효과가 그리 강하지 않은 반면 졸음은 다소 강하고 소아에 대한 안전성은 확립되어 있지 않다고 주의사항에 표시되어 있다.
  • 슈다페드정  : 슈도에페드린염산염 60mg, 콧속혈관을 수축시키는 작용 약물

항히스타민제가 수용체에 따라 H1~H4까지 적용범위가 다르기 때문에 다른 항히스타민제를 섞어서 처방해 주는 경우는 있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클로르페니라민성분은 1세대 항히스타민제로 특징 중 하나인 강한 항콜린 작용은 비염에는 효과적이지만 최근에는 졸음 이외에도 치매 위험성 등 항콜린 작용의 부작용에 대한 위험성이 대두되고 있기 때문에 장기 복용으로는 1세대 항히스타민제를 피하는 것이 좋다고 하는데, 1세대 항히스타민제를 중복 처방한 데다가 소아에 대한 안전성이 없고, 효과가 강하지 않지만 졸음 부작용이 강하게 나타나는 2세대 항히스타민제까지 같이 처방한 것은 아이의 증상을 고려한 것인가? 단시간에 증상 완화 효과를 보려고 굳이 먹지 않아도 될 약을 처방해 준 것이 아닌가 싶었다. 어른도 항히스타민제 한 알만 먹어도 콧속이 바짝 마르고 졸리는 등 즉시 효과가 나타나는데 아이한테 괜찮을까?

 

기관지염에 항생제가 소용없다고?

아이가 기침을 하기 시작하면 인후통이 동반되어 기관지염이라고 진단하는 경우도 있다. 기관지염이라고 병명을 들으면 되게 심각하게 들리는데, 기관지염은 기도가 세균이나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발생하는 즉 목감기다. 아래 처방전에 보면 아이의 목감기+기침 증상에 처방된 약 조합이 항생제+진해거담제+해열제+소염효소제+등에 붙이는 기관지 확장제까지 - 뭐 중복처방은 아니니 이 정도는 복용해야 낫나 보다 생각했었는데, 검색해본 아래 기사를 보면 눈뜨고 코베인 느낌이다. 

  • 아이 목감기 처방약 : 클래신건조시럽,비브락스시럽,스피다제정,페니라민정,세토펜정325mg,코프날린패취0.5mg

  • 클래신건조시럽 : 클래리트로마이신 3547mg/100g 성분의 마이크로라이드계 항생제며, 마크로라이드계를 포함한 거의 모든 항생물질은 경증에서 중증에 이르는 범위의 위막성 대장염을 일으킨다는 보고가 있다. 반복 투여 및 장기연 용으로 인해 내성균이 과잉증식할 수 있고 만일 균 교대증이 발생하면 이 약의 투여를 중지하고 적절한 대처 요법을 실시한다.  이 약은 6개월 미만의 영아에 대한 연구가 되어있지 않고, 폐렴의 경우 이 약 건조시럽에 대한 3년 이하의 소아에 대한 연구도 없다. 그리고 클래신건조시럽의 사용상 주의사항에 보면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이 진짜 많고 첨가제도 많기도 하다. 약 성분 중 첨가제를 보면 화장품에만 들어가도 말이 많은 성분들도 있는데, 약으로 오래 먹으면 좋을 리 없겠지 싶다. 

   첨가제   말토덱스트린,백당,산화티탄,소르베이트칼륨,시트르산,잔탄검,카보머974P,펀치향,포비돈,피마자유,히프로멜로오스프탈레이

 

질병관리본부에서 2017년에 배포한 가이드라인에 의하면 폐렴을 제외한 감기는 대부분 바이러스에 의해 발생되며, 그 경우 항생제를 사용하지 않는 것이 올바른 항생제 처방이며, 이 가이드라인은 소아청소년의 하기도 감염에 대해 항생제 사용방법을 제시한 국내 최초의 지침이라고 한다. 이 가이드라인을 만든 이유는 급성기관지염으로 진단받은 소아의 62.5%가 항생제를 처방받았다는 데이터가 나와서 국내 항생제 내성 예방을 위한 불필요한 항생제 처방을 줄이려는 최초의 노력이라고 한다. 

 

소아 감염학회에서도 아래와 같은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있다. 

급성기관지염 권고 요약 사용지침을 살펴보면, 갑자기 발생한 객담을 동반하거나 동반하지 않는 기침과 열 또는 흉부 불편감과 같은 증상에 근거해 진단하고 소아 청소년 급성 기관지염의 원인은 대부분 바이러스이므로 합병증이 없는 급성 기관지염 치료에 ‘항생제 사용을 권장하지 않는다’라고 제안하고 있다.

다만, 백일해가 의심되거나 확진된 경우, 마이크로라이드계 항균제로 치료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

*백일해란? 보르데텔라 백일해균에 감염되어 발생하는 호흡기 질환으로 경련성의 기침을 일으키는 어린이의 급성 전염병이다. 3~6세의 어린이들이 잘 걸리며 특히 겨울부터 봄에 걸쳐 유행하는 전염성이 강한 병으로, 병에 걸리면 경과가 백일 가까이 걸린다. 오래되면 끈끈하고 반투명한 가래가 나오며 기관지염ㆍ폐렴 따위를 일으키기 쉬우나, 한 번 걸리면 일생 면역이 된다. 
연령이 어릴수록 사망률이 높아지며, 1세 미만의 사망률이 가장 높고, 현재는 예방접종으로 인해 백일해의 발생이 현저히 감소하였다.

 

기관지염이라도 해도 외부 바이러스에 의한 감기 증상은 항생제가 소용이 없다는 거고, 폐렴까지 진단받은 경우에만 항생제를 쓰라고 국가에서 가이드를 주는데도 소아과에서 증상에 맞지 않게 흔하게, 항생제를 처방해 주는 것이다. 아이들의 건강은 병을 스스로 이겨내며 면역을 길러야 하는데, 항생제를 미리 먹으면 그 면역체계가 할 일을 항생제가 대신해버리니까 되도록이면 항생제를 자제해라 - 를 기본 원칙으로 삼으면 소아과에 가야 할 증상인지를 판단하는데 도움이 될 것 같다.

 

소염효소제, 해외에서는 퇴출된 약품이라고?

 

위의 기관지염 처방전에 보면 스피다제정이라는 '소염효소제'가 있는데, 소아과에서 진짜 자주 처방해 약이다. 

 

  • 스피다제정 : 스트렙토키나제로 *피브린의 형성을 억제해 혈전이 생기는 것을 막아 염증과 가래를 배출시킨다고 알려져 있다.
*피브린 : 몸에 상처를 입으면 출혈부위를 막기 위해 혈액을 응고시키면서 형성되는 섬유상의 단백질

스트렙토키나제,스트렙토도르나제 성분은 단백질을 분해하기 때문에 염증이 난 부위의 염증을 제거하고 죽은 세균들을 처리해 항생제의 보조제로 많이 사용된다고 하고 감기약, 관절약, 무릎 등등 다양하게 매우 흔하게 처방되는 약이라고 하는데, 아래 기사를 보니 해외에서는 이미 효능효과를 입증하지 못해 사라진 지 오래된 약물이라고 한다.

 

논리적으로 또는 직접적 실험으로는 효과가 밝혀졌지만, 먹는 약으로는 실제 혈전 용해 효과가 나타났다는 결과가 없다는 것 같다. 사실 약이라는 게 인체에 들어가서 몸의 메커니즘에 작용해서 효과가 나타나야 하는데, 주사제는 효과가 있을 수 있지만 먹는 약으로는 임상시험 결과가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아서 해외에서는 이미 판매 중지했는데, 국내에서는 버젓이 처방되어 오고 있다.  스피다제 정의 용법용량에 보면 '체내에서의 작용기전은 아직 해명되지 않은 점이 많고 용량, 효과 관계도 밝혀진 것이 아니므로 목적 없이 투여하지 않는다'라고 기재되어 있긴 하지만, 저렇게 항생제 등 다른 약과 함께 처방해 주면 저것만 빼서 복용 안 할 수도 없고, 환자는 선택권이 없으니 소아과를 잘 선택해서 가야 한다는 것이다. 

나만의 소아과 선택 기준

 

소아과는 과한 처방을 하지 않고, 증상에 적절한 처방과 친절한 설명이 있는 곳으로 정하자고 결론을 지었다. 첫번째 방문한 소아과의 과한 처방전을 받아본 이후 다른 소아과를 찾을 때는 네이버 지도검색 리뷰에도 가짜 리뷰가 많고, 내부 직원의 홍보성 리뷰도 많다는 것을 알게 되어 아예 지역커뮤니티를 가입해서 실제 엄마들의 리뷰를 침고하거나 가짜리뷰 사이에도 엄마들이 너무 화가 나서 진심으로 쓰는 리뷰를 쓰는 경우도 있어 최근부터 과거까지 모든 리뷰를 끝까지 샅샅이 찾아보는 습관이 생겼다.

과한 처방전인지 확인하는 방법은? 소아과에 다녀온 후 약국에서 받아온 약봉투를 보고, 약 성분을 검색이라도 해보자! 관련 기사, 다른이들의 경험사례, 부작용 주의사항 등 정보가 넘쳐난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