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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유아

아기 중이염은 소아과 vs 이비인후과 어디로 가야 할까?

by monday100 2022. 5. 24.

아기 중이염 수술

아기 중이염이 낫지 않아 계속 소아과를 다니다가 이비인후과로 바꾼 이유는 어린이집 담임선생님의 진심 어린 조언이었다. 우리 아이가  중이염 때문에 어린이집도 자주 빠지고 약도 어린이집에 늘 챙겨 보내야 하고, 뭔가 컨디션이 안 좋은 상태이니 걱정이 되어 해준 얘기다. 본인 아이도 어릴 때 중이염 때문에 고생하다가 이비인후과에서 진료를 받고 수술을 했다고 하면서 계속 이렇게 중이염이 안 나으면 말 배울 나이인데 들리는 게 문제가 생겨 말을 못 배울 수도 있다고 해서 본인도 아들을 수술시켜서 중이염을 고쳤으니 이비인후과에 가보는 걸 추천해 주셨다.

 

그때만 해도 중이염이 수술까지 해야 하는 질환이라는 걸 몰랐다. 소아과에서 어느 누구도 더 심해지면 수술을 해야 한다고 하는 의사 선생님도 없었다. 어린이집 선생님께 얘기들은 날 바로 이비인후과에 방문하니 소아과에서와 달리 청력검사 같은 걸 했고, 소아과에서 이미 항생제를 오래 복용했지만 낫지 않고 있다는 이야기도 미리 했다. 이비인후과에서는 소아과와 다르게 매우 심각하게 이야기해 주셨다. 검사를 한 결과 고막 내의 어떤 반응이 없어서 아이가 소리를 물 안에서 듣는 것처럼 듣고 있고 언어발달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했고 오래 지속되면 수술을 할 수도 있다는 얘기도 들었다. 

 

그런데 진료가 끝나고 처방전을 보니,그동안 항생제를 충분히 먹었고 개선이 없다고 이야기했는데도 소아과에서 처방해 준 것과 똑같은 항생제 외 약들을 또 처방해 주었다. 아마 지금이라면 들어가서 다시 물어봤을 것 같다. "소아과랑 똑같은 항생제인데 또 먹어도 괜찮은 건가요? 치료단계는 어떻게 되나요?"

당시에는 약에 관한 기본상식이 아예 없는 상태니 물어봐야 한다는 생각조차 하지 못했다. 이건 뭐지? 싶었고 결국 약은 먹이지 않았다. 이유는 이미 효과도 없는 똑같은 항생제를 또 6일이나 먹어야 하고, 먹고 나서 효과가 없으면 바로 수술을 고려할 것 같아서였다. 집에 와서 수술에 대해 검색해 보니 아기들의 중이염 수술은 수면마취를 해야 한다는 글을 보고 아직 세상에 태어나 2년밖에 안 산 아이를 수면마취를 시킬 자신이 없었다. 도저히 수술은 아닌 것 같다는 생각에 다른 방법을 찾기 시작했다.


중이염의 종류에 따라 치료방법이 달라질 수 있다.


우리 아이의 경우 삼출성 중이염이었는데, 소아과에서는 삼출성 중이염이라는 세부적인 진단명 조차도 이야기해 준 적이 없다. 소아과마다 다르겠지만 적어도 내가 가본 5군데 이상의 소아과는 모두 중이염이라고만 진단했다. 그리고 아마 그때 약 먹고 나았다면 난 지금도 삼출성 중이염이라는 단어는 모르고 살았을 것이다. 

이비인후과에서 정의하고 진행하는 삼출성 중이염의 치료단계는 아래와 같다. 

  • 삼출성 중이염 : 특별한 치료를 하지 않아도 저절로 회복되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일정한 주기를 두고 중이의 상태를 지속적으로 관찰하면 90% 이상이 3개월 이내에 정상으로 되돌아온다고 한다. 하지만 비염이나 축농증, 편도염 등의 질환이 동반될 때는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그래서 소아과 혹은 이비인후과에서는 적극적으로 항생제+항히스타민제의 조합으로 약을 처방해 준다. 그러고 나서도 중이에 계속 삼출액이 남아있어 난청이 생길 상황이라면 주사기로 삼출액을 뽑아내는 치료법인#고막천자  라는 치료와 #고막 환기관 삽입술을 한다고 한다. 이건 이비인후과에서 진행하는 세부적인 치료법이다.

  • 고막 환기관 삽입술 : 고막을 작게 절개해 튜브를 삽입하고 공기통로를 만들어 고막 내부의 공간이 숨을 쉴 수 있도록 하는 수술이고, 움직이면 안 되기 때문에 소아의 경우 전신수면마취가 필요하며, 성인의 경우에는 간단히 시술이 가능하다고 한다.삽입된 환기관은 6개월 후 저절도 빠져나오고 고막도 천천히 재생되기 때문에 재발되면 이 환기관 삽입술을 여러 번 하기도 한다고 하니 1번의 수술로 완치가 되는 건 아닌 것 같다.

수술하고 나서는 귀에 물이 들어가면 안 돼서 7세 이전에는 목욕탕 및 수영장에 가면 안 된다고도 하고, 무엇보다 나는 전신 수면마취 부분에서 덜컥 겁이 났다. 하지만 꼭 이비인후과에 가야 하고, 또 반드시 이 시술을 해야 하는 경우가 있다. 

  • 고막 위축, 고막 함몰, 이소골파괴 등 고막의 구조적인 문제가 보였을 때
  • 양쪽 모두 삼출성 중이염이 와서 실제 청력에 문제가 생긴다고 보일 때
  • 구개열 등의 안면기형 동반아 혹은 자폐아, 다운증후군 등의 발달 지연이 보일 때

이런 경우는 과감하게 시술을 먼저 하지 않으면 다른 후유증이 남을 수도 있기 때문에 내 아이가 어떤 경우에 해당하는지 잘 판단해야 할 것 같다. 우리 아이는 다행히 양쪽이 아닌 한쪽만 중이염 이었고, 보호자인 내가 중이염에 대한 이해가 없어 자꾸 병원을 옮기는 바람에 잘 치료가 안 된 부분도 있었다. 

 

아기 중이염 증상에 소아과 vs 이비인후과 어디로 가야 하나?

 

애 둘키운 어떤 엄마는 나한테 애들 코 관련 질환은 무조건 이비인후과에 가야 한다며 조언해 주었고, 어린이집 선생님은 중이염엔 이비인후과에 가야 치료가 된다고 조언해 주었지만, 내 경험에 의한 결론은 취학 전 7세 미만의 아기는 무조건 소아과에 먼저 가야 한다!이다.

소아과에서 1차 진료를 받고 더 세부적인 전문 진료를 받을 때 이비인후과로 가야 한다. 이유는 기본적인 치료를 위한 처방약은 소아과나 이비인후과가 모두 동일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같은 증상을 두고도 다르게 해석해 주기 때문에 보호자가 처음부터 세부 진료를 받으러 갔다가는 전혀 다른 선택을 할 수도 있을 것 같다.

같은 질환이어도 이야기를 다르게 하는 건 소아과에서는 아이들이 겪는 많은 질환 중 하나의 종류이고, 이비인후과에서는 더 전문분야이기 때문에 세분하게 봐야 하는 경향이 있어 그런 것 같다. 만약 내가 처음부터 이비인후과로 갔다면? 항생제 먹고 차도가 없어 수술을 권했다면 수술을 먼저 했을 것 같다.

선배 엄마들은 다 진심 어린 조언이고 성공적인 결과여서 추천해 줬을 거지만, 한 개인의 경험이 일반화될 수는 없기에 보호자는 많은 정보를 취득하고 자신만의 방향을 정해야만 한다. 선배 엄마들의 많은 조언과 추천의 바닷속에 빠져 전혀 예상하지 못한 결과를 경험할 수도 있다.

중이염은 보호자가 계속 다양한 사례와 치료방법 등을 정보를 취득하면서 인내심을 가지고 꾸준히 치료해야 하는 질환인 것 같다. 아이가 중이염이라 고민이라면 주위의 한두 명의 추천이나 조언 말고 더 많은 사례를 보고 더 넓게 공부하면 나름의 기준이 생기고 방법이 찾아지는 것 같다.

나의 경우는 이비인후과의 수술적 치료가 감당이 안돼서 다른 방법을 계속 찾았고, 항생제로 낫지 않는 중이염의 경우는 한의원도 예후가 좋다는 엄마들의 후기를 보고 수술하느니 마지막으로 시도는 해보자는 생각에서 소아전문 한의원에 가게 되었고, 3개월 만에 치료도 했고 그 이후 중이염 재발도 없었다. 

선택은 결국 내가 해야 하고, 각자의 상황이 모두 다르므로 최대한 많이 공부하는 것, 검색해 보는 것, 귀찮아하지 않고 물어보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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