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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먹는 약

항생제 알고먹자! 항생제 부작용과 올바른 복용방법

by monday100 2021. 10. 6.

항생제가 만병통치약인 줄 알았다.

 

나는 병원이나 약국에서 약을 주면 무조건 끝까지 다 먹는 사람이었다. 아프면 병원을 갔고, 약을 먹으면 대부분 나았기에 의심의 여지가 없었고, 약에 대해 궁금한 적도 없었다. 항생제의 정확한 존재는 대학교 갓 졸업 후 회사에서 신입으로 일할 때였다. 몸살감기였는지 독감이었는지 모르겠지만 정말 제대로 온몸이 아팠다. 제정신이 아닌 상태로 사무실에 앉아 있었더니 상사가 병원 가서 항생제 한 대 맞고 오라고 했다. 처음으로 병원에 가서 항생제 주사를 놔 달라고 직접 얘기했고, 주사를 맞고 나니 정신이 차려졌던 것 같다. 그 경험 후 난 감기에 걸릴 때마다 자주 항생제를 복용했고, 몸살이 심하게 걸리면 항상 병원에 가 주사도 놔 달라고 요청했다. 

 

모르면 더 아프다. 공부하고 알아보자!

 

아이를 낳고 모든 것이 변했다. 일어나는 시간부터 하루 일과, 먹는 음식, 삶의 방식, 삶을 대하는 태도, 가치관까지 -

아기 때문에 중이염으로 소아과를 출근하듯 다니고 나서야 약봉투에 적힌 항생제라는 단어가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이런 말을 여러 번 들었다. "이번에 항생제 종류를 바꿀게요" 그런데 아이는 약을 바꿔도 차도가 없었다동네에 있는 모든 소아과를 다 돌아도 똑같은 항생제를 주는데, 낫지는 않고 도대체 왜 안 낫냐 물어보면 약이 안 듣는 것 같으니 약을 끊었다가 다시 먹어보자는 이야기도 들었었다.

왜지? 이유를 알기 쉽게 설명해 주는 사람이 없었다. .. 나한테 항생제는 구세주 같은 경험인데,  아이한테는 듣지 않는 걸까? 너무 답답해서 검색하고, 책도 읽고 했다. 의외로 나랑 비슷한 경험이 많았다. 검색만 해도 알 수 있는 사실들을 왜 그렇게 답답해하면서 의사와 약사에게만 의존했는지- 과거의 나는 참 답답하다. 알려고 노력하면서 다른 사람들의 경험과 지식이 삶을 대하는 방식에 많은 도움이 되었다.

 

항생제란?

 

 

항생제는 인체에 침입한 세균의 증식과 성장을 억제하는 작용으로 감염 치료 효과를 나타내는 약물이다. 항생제의 종류에 따라 유효한 균종과 작용하는 방법이 다르므로, 항상 전문가의 처방에 의해 사용되어야 한다.

 

  • 항생제 종류

 

1. 페니실린계 항생제와 세팔로스포린계 항생제

세계 최초의 항생제는 푸른곰팡이의 분비물을 추출해서 만든 페니실린(penicillin)이다. 1928년 영국의 의학자 알렉산더 플레밍이 포도상구균 배양실험을 하던 중 페니실린이라는 항생물질을 발견하였다. 이 발견으로 수억 명의 목숨을 구할 수 있게 되었다고 한다.

 - 메커니즘 : 세균은 자기를 복제하는 하는 방법인 세포분열을 통해 증식하고, 외부로부터 세포가 터지는 것을 막아주는 그물 모양의 단단한 외벽인 세포벽이 필요한데, 이 세포벽이 만들어지는 것을 방해하는 것이 바로 페니실린이다. 이 페니실린계 항생제는 세균의 세포벽이 만들어지는 것을 차단함으로써 세균을 사멸하게 한다. 현재 가장 대중적으로 사용되는 항생제는 2세대 페니실린 항생제이며 아목시실린(amoxicillin) 등이 이에 속하고 내성을 극복하기 위해 클라불란산과 같은 베타-락탐 분해효소 억제제가 혼합된 오구멘틴이나 아모크라 등의 항생제로도 출시되어 있다. 페니실린 항생제는 전체적으로 연쇄상구균 종류인 화농성 연쇄상구균, 폐렴구균 등에는 효과적이지만 포도상구균에는 효과가 없어서 다른 약물과 혼합하여 사용한다고 한다. 그리고 효과가 없는 박테리아도 있어서 1980년대 세팔로스포린계 항생제가 개발되었다.

세팔로스포린계 항생제는 구조와 기능이 페니실린계 항생제와 유사하며 항균 범위 및 특징에 따라 1~5세대로 나뉜다. 페니실린과 유사하지만 더 넓은 항균력을 가지고 있는 것이고 세대에 따라 항균 범위에 차이가 있는 것이므로 세대가 높다고 해서 항생제가 더 강력한 것은 아니다.

 

  • 1세대 세팔로스포린계 항생제 : 세파졸린, 세파드록실
  • 2세대 세팔로스포린계 항생제 : 세프록심, 세파클러

-장 내 그람음성균(대장균, 프로테우스 등)에 효과적이며 폐렴알균, 인플루엔자균 등 세균성 폐렴에 대한 항균력이 높다.

 

  • 3세대 세팔로스포린계 항생제 : 세포탁심, 세프트리악손, 세프포독심 프록세틸 등

-포도상균, 연쇄구균, 임균, 녹농균, 세라티아, 대장균, 클렌시 엘라 균, 프로테우스, 살모넬라균에 대한 저항력이 높아 그람음성균 감염에 의한 수막염, 중증 폐렴, 중증 요로감염증 치료에 사용된다.

  • 4세대 세팔로스포린계 항생제 : 세페핌, 세파 피롬
  • 5세대 세팔로스포린계 항생제 : 세프 토비 프롤, 세프타로린, 세프톨로잔

 

2. 아미노글리코사이드계 항생제

이 항생제는 세균의 리보솜이 단백질을 합성하지 못하게 하는 방식의 항생제로 ~마이신이라고 붙는 항생제들이다.

- 스트렙토마이신, 카나마이신, 네오마이신(마데카솔 등), 젠타마이신(쎄레스톤지 크림 등), 하이그로마이신, 아미카신, 스펙티노마이신 등

세균의 세포벽 그물망의 차이에 의해 그람 양성균과 그람음성균으로 나뉘는데, 페니실린은 그람양성균에는 잘 듣는데, 그람음성균에는 효과가 없었다. 그래서 페니실린이나온 이후  1944년에 결핵환자의 치료에 사용하면서 상용된 두번째 항생제가 '스트렙토마이신'이다 이 항생제는 그람음성균과 그람양성균 양쪽 다 잘 들어서 이 항생제의 개발 이후에는 세균 감염으로 죽는 사람이 드물어졌고 개발자는 노벨상도 탔다고 한다. 

그런데 경구투여 시 위장에서 흡수되지 않고, 혈관-뇌 장벽을 잘 통과하지 못해서 IM이나 IV로 사용하고 특히 신장기능이 저하된 환자에게는 부작용이 많다고 한다. 연쇄상구균, 폐렴구균, 혐기성균, 진균에는 효과가 없다고 한다. 

네오마이신의 경우 독성이 강해 수술 전 또는 간성혼수에 장내 세균감소를 목적으로만 사용하거나 상처에 대해 연고 형태로만 사용한다.

3. 마크로라이드계 항생제

마크로라이드는 large ring이라는 뜻으로 세균 리보솜이 단백질 합성을 억제하여 항균 작용을 나타내며, 14 각형, 15 각형, 16 각형의 고리 구조로 되어 있다. 마크로라이드계 항생제는 페니실린계 항생제에 부작용이 있는 환자에게 대신 투여할 수 있다. 

- 에리크로마이신,아지트로마이신,클래리트로마이신 등

 

4. 테트라사이클린계 항생제

1948년에 개발된  단백질 합성 저해 기전의 항생제로 말라리아 등의 치료에는 효과적이지만, 상부위장관에 염증을 일으키고 소아에게 치아변색, 에나멜 형성 부전 발생 부작용이 있다.

1953년에 테트라사이클린에 내성을 갖는 균이 확인되면서 특정 질환 외에는 잘 사용하지 않는다고 한다.

- 옥시테트라사이클린,테트라사이클린,디메틸클롤르테트라사이클린,메타사이클린,독시사이클린,미노사이클린

 

5. 글리코펩티드계 항생제

세균의 세포벽 생합성을 억제하여 작용하며, 주로 그람 양성균에만 작용하여 항균 영역이 좁아서 특정하게 중환자실 환자, 항암 후 백혈구 감소증 환자, 인공관절 및 심장판막수술 환자들에게 정맥주사, 근육주사로 사용한다.  하지만 1986년 이 역시 내성균이 보고되었다고 한다.

-반코마이신, 타이코플라닌

 

6. 린코 마이신계 항생제

심부 농양 등 혐기성 세균에 의한 감염이 의심되는 경우에 한하여 사용한다.

-클린다마이신

 

7. 퀴놀론계 항생제

기존의 항생제보다 부작용이 적으면서도 내성균을 포함하는 원인균들에 대한 약효가 뛰어난 항생제가 필요해서 나온 퀴놀론계 항생제는 유전자를 복제하거나 이용하는 과정을 막아, 세균이 증식, 생장할 수 없도록 막는다.

세균은 생존에 필요한 물질을 만들려고 유전자(DNA)를 단백질 합성장치인 리보솜에 전달해야 하는데 이 과정을 돕는 것이 RNA중합효소라는 효소다. 이 효소를 억제해 세균을 죽게 만드는 기전이다.

1962년에 말라리아 치료제인 클로로퀸을 정제하는 과정에서 우연히 발견되어 개발되었고, 퀴놀론계 항생제는 DNA에 작용하고, 리팜피신은 RNA에 작용하며 모두 살균작용을 한다.

-시프로플록사신, 오플록사신, 레보플록사신 등의 퀴놀론(quinolone)계 항생제와 리팜피신(rifampicin) 등이 있다. 

 

항생제마다 각기 강도와 작용하는 항균 범위가 달라서 해당 병원균에 적합한 항생제를 골라 쓰도록 되어 있다. 

 

항생제 부작용

 

항생제의 대표적인 부작용에는 발진, 두드러기, 설사 또는 미열 등과 같은 가벼운 증상부터 드물지만 아나필락시스(anaphylaxiz)라고 하는 갑작스러운 호흡곤란 및 쇼크 등이 있을 수 있으므로 부작용이 발생하면 바로 복용을 중단하고 전문가와 상담해야 하고, 부작용이 났던 이력이 있다면 꼭 기억해 두었다가 병원에 갈 때마다 부작용을 알려야 한다.

 

그중 설사가 높은 확률로 발생할 수 있는데, 이는 항생제 사용 시 대장균 등의 장내 정상 세균들이 같이 사멸하기 때문에 이로 인해 비정상 세균이 증식하거나 장내 삼투압, 산도 변화 등으로 일어난다고 한다. 그래서 항생제 처방 시 항상 정장제를 같이 처방해 주는 것 같다.

 

무엇보다 항생제 부작용의 가장 큰 문제는 세균이 인간의 항생제 개발에 맞혀 진화해 나간 항생제 내성이다. 세균들이 항생제에 계속 노출되면 항생제를 파괴해버리는 물질을 만들어 약을 무력화시키고 이것이 내성이 발생하는 원리이다. 항생제를 처방해 줄 때, 처음부터 내성균에 잘 듣는 복합성분의 항생제를 사용하는 것도 문제지만, 같은 항생제를 자주 복용하면 내성 발생의 위험이 더욱 증가한다고 한다.

미국 FDA의 항생제 내성 방지를 위한 처방 규정에 따르면
같은 성분의 항생제는 3개월 내에 재사용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고 한다.

세균이 약을 너무 자주 만나면 익숙해져 약을 무력화하는 방법을 만들어내니 시간 간격을 두고 가끔만 보여줘서 기억하지 못하게 하는 것이다. 항생제 내성에서 이기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불필요한 항생제 사용을 줄이는 것이라고 한다. 그런데 최근에는 여러 항생제에 대해서도 내성이 있는 슈퍼박테리아도 나타났다고 한다. 기존의 항생제에 듣지 않는 미생물이다. 

 

슈퍼박테리아

슈퍼박테리아는 항생제 다수에 내성이 있어 일반적인 항생제로는 치료가 어렵다고 한다항생제를 함부로 사용하면 항생제가 더 이상 듣지 않는 내성균이 만들어지고, 내성균이라는 것을 인지하지 못한 채, 일반적인 항생제를 사용하면 순식간에 감염이 진행되어 전신의 혈액이 세균에 감염되는 패혈증으로 사망할 수도 있다. 슈퍼박테리아의 출현은 여러 가지 설이 있는데, 축산농가는 엄청난 양의 항생제를 사용한다고 한다. 좁은 축사에서 가축을 기르다 보니 위생이 열악 해졌고, 병이 들지 않게 유지하기 위해 항생제를 더 많이 쓰게 되고 결과적으로 축산 농가 주변의 토지와 물에는 항생제 농도가 비 정상적으로 높아져 그 환경변화에 맞춰 항생제 내성균이 늘어나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리고 항생제 남용도 그 원인 중 하나인데, 항생제는 감기 치료에 효과가 없다는 것이 의학계의 상식이라는데 여전히 감기에 항생제 처방을 하는 의사가 많은 것은 병원에 오면 반드시 약을 처방받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환자들이 많은 점이 항생제 남용의 원인이라고 한다. 

의사가 굳이 약을 안 먹어도 된다고 하면, 안 먹을 텐데 환자한테 그런 싫은 소리가 듣기 싫어 항생제를 굳이 처방해 준다니 환자입장에서 이해가 조금 안 가긴 하지만, 입장을 바꿔 생각해보면 나도 병원에 가면 항생제 놔달라고 먼저 요청했었고, 아이가 조금만 열이나 거나 콧물이 나면 부리나케 병원에 데려갔던 내가 더 잘 못된 것 같기도 하다. 

한국은 OECD 국가 중 최상위권의 항생제 오남용 국가로 분류되어 있다.

- 출처. Health at a Glance 2019

 

항생제가 꼭 필요한 경우

 

항생제가 필요한 경우라면, 꼭 적절한 시기에 반드시 항생제를 써야 한다. 

 

항생제가 필요한 경우는 중이염, 기관지염, 폐렴, 부비동염 등 바이러스성 감기에 동반될 수 있는 합병증 시 그리고 신우신염, 담낭염 등 세균성 질환 및  요로감염이나 상처부위가 곪았을 때 등이다. 

어릴 적부터 항생제를 많이 사용하면 정작 위급한 상황에서는 항생제가 듣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에 전문가 들은 감기 기운이 있다고 항생제를 아이에게 함부로 먹여서는 안 된다고 한다.

 

항생제의 올바른 복용방법

 

1. 항생제는 절대로 임의로 복용하지 않는다. 가족 중 복용하던 약 혹은 이 약이 잘 들었다면서 추천하는 경우도 복용하지 않는다.

 

2. 처방받은 항생제는 의사의 지시에 따라 처방받은 기간, 시간, 양을 지켜서 복용한다. 

항생제 복용기간이 길어서 항생제 내성이 생기는 것보다는 보통 복용기간을 잘 지키지 않고 띄엄띄엄 먹는 것이 오히려 항생제 내성에 더 문제시된다고 한다. 예를 들어 이런 경우가 많은 것 같다. 하루에 3회 먹는 약인데, 아침을 먹지 않았다고 해서 아침을 건너뛰고 점심, 저녁 약만 먹는 경우, 까먹고 하루 약을 안 먹고 그다음부터 또 약을 먹는다든지 하는 경우이다.

1일 3회 먹는 항생제라면, 8시간 간격으로 먹는 항생제이니 행여 아침을 먹지 않았다고 해도 8시간 이후 시간에 반드시 약을 복용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3. 증상이 좋아져도 임의로 끊지 않고 끝까지 복용한다. 만약 끊고 싶다면 반드시 의사의 지시를 따르도록 한다.

증상은 좋아져도 죽지 않고 남아있는 균이 있다가 내성이 있는 균으로 바뀔 수도 있다고 한다.

 

4. 항생제 사용 중 다른 병원으로 가게 되는 경우, 꼭 이전 병원에서 먹던 처방전 혹은 약봉투를 가져가거나 투약정보를 새로운 의사 선생님에게 알려주어야 한다. 그래야 의사 선생님이 올바른 처방을 할 수 있다.

 

5. 항생제가 남았다고 다른 사람에게 복용하게 하거나 남기지 않고 꼭 폐기한다.

 

6. 항생제 복용 중에는 술을 마시지 않는다. 알코올과 항생제는 모두 간에서 분해되는데 항생제와 알코올이 함께 들어오면 간은 우선 알코올을 분해하려 하고 항생제는 높은 농도로 몸 안에 남아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특히 메트로니다졸이나 티니다졸과 같은 약물을 복용하는 동안 술을 마시면 구역질, 복통, 불규칙한 심장박동, 두통, 현기증, 졸음 등의 반응이 있을 수 있고 일부 간 손상을 유발할 수도 있다. 그리고 알코올은 그 자체만으로도 면역체계 과정을 방해하고 감염으로부터 신체를 회복하는 능력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

 

7. 항생제를 우유와 함께 마시거나 항생제 복용 후 바로 우유를 마시지 않는다. 호흡기 감염과 여드름균 등에 처방되는 테트라사이클린이나 이비인후과 등에서 처방되는 뉴 퀴놀론계 항생제, 독시사이클린 등은 유제품의 주성분인 칼슘에 포함된 금속성분이 항생제와 강하게 결합하는 성질로 인해 항생제가 장에서 흡수되지 않고 그대로 체외로 배출될 수 있어 충분한 약효를 얻을 수 없을 수 있다. 

 

8. 항생제 복용 중에는 커피를 되도록이면 피한다. 카페인 성분이 항생제의 흡수를 약화시킨다. 보통 약국에서는 꼭 마시고 싶다면, 2시간 간격을 두고 마시라고 한다.

 

9. 냉장 보관해야 하는 항생제를 실수로 실온 보관하는 경우, 약효가 사라질 수 있다고 하니 병원이나 약국에 다시 문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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