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일을 많이 먹어도 아기는 설사한다.
신생아 때부터 6개월간 모유만 먹을 때는 설사를 한 적이 별로 없었다. 엄마의 먹는 음식에 따라 약간 묽은 변이 나올 때가 있는데, 생수를 끓인 물을 먹이고 하루 정도 지나면 괜찮아졌다.
이유식 시작하고 나서 이것저것 조금씩 주기 시작할 때,사과를 너무 잘 먹어서 사과로 아예 퓌레로 만들어 줬는데 그날 바로 폭풍 설사를 하였다. 소아과에 갔더니 아기는 과일을 많이 먹이면 과당이 장내의 삼투압을 높여 물을 끌어들이는 역할을 해 설사를 할 수 있으니 과일이나 주스는 아주 조금씩 주어야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 뒤로도 과일 때문에 설사한 적이 몇 번 더 있었다. 돌 지나고 나서 여름에 수박을 조금 주었는데, 바로 설사를 하길래 그 다음부터는 수박을 주지 않았는데, 어린이집을 다니면서 간식으로 수박이 나오니, 집에서는 안 주는 과일이다 보니 맛있었는지 먹고 더 달라고 하고, 선생님은 아이가 너무 잘 먹으니까 달라는 데로 주었던 것 같다. 먹자마자 심한 폭풍 설사를 하여 어린이집에서 병원에 데려가라고 연락이 와서 처음으로 지사제를 처방 받았다.
의사 선생님께서 너무 어리면 약을 주지 않으시기도 하고, 약을 먹어야 한다면 적절히 판단해서 정장제를 처방해 주시기도, 너무 심하면 지사제를 처방해 주시기도 한다.
설사는 장 속에 들어온 나쁜 것을 빨리 내보내려고 물로 청소하는 과정으로 설사를 하는 것은 정상적인 것이니, 의사 선생님들은 너무 놀라지 않아도 된다고 한다. 다만 설사가 계속되면 탈수가 일어날 수 있으므로 병원에 가봐야 하는 증상이다.
지금의 나라면, 아마 처방약은 받아왔겠지만 반나절 정도 더 지켜보면서 끓인물을 먹이고 설사가 멈춘다면, 약을 먹이지 않았을 것 같다. 흡착형 지사제는 아래 부작용을 보면 천연 점토에서 추출하여 만든 약이라 미량의 납성분이 있을 수도 있으니 만 2세 미만은 먹이지 말라고 주의사항도 버젓이 적혀있다.
당시 설사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는 것을 인지하고 있었다면, 정말 필요할 때만 먹여야 하는 약이라는 개념이 생기고, 조금 더 이성적인 판단이 가능했을 것 같은데 그저 조금 아프기라도 하면 겁부터 먹고 약부터 먹였던 엄마로서의 내 자세가 아쉬울 뿐이다.
주의할 점은 아기의 설사 증상 시,지사제 복용 여부는 양육자가 함부로 판단해서 가정상비약을 먹이는 것은 안된다. 먼저 병원에 가서 증상 진단은 받고, 의사의 처방대로 복용해야 하며, 아기한테 먹다 남은 지사제가 있다면 다 폐기하는 것이 속 편하다.
- 아기 설사 증상 처방약 : 포타겔현탁액,포리부틴드라이시럽,세토펜정325mg,람노스과립
- 포타겔 현탁액 : 디옥타헤드랄스멕타이트150mg/mL성분의 흡착형 지사제로 성인의 식도, 위·십이지장과 관련된 통증의 완화 혹은 성인의 급·만성 설사 및 24개월 이상 소아의 급성 설사에 사용된다.
첨가제 D-소르비톨액,농글리세린,딸기엣센스#80-CY,메론향 SJ-AD(1501025),바닐라향#V-21011,인산이수소칼륨,자일리톨,잔탄검,적색3호,파라옥시벤조산메틸,파라옥시벤조산프로필,황색5호
디옥타헤드랄스멕타이트란 :
마그네슘이나 알루미늄과 같은 천연 점토의 일종으로 우리 몸속에 들어와 장속에 있는 병원성 세균이나 독소, 바이러스, 장 내 이상 발효 생성 가스 및 담즙산, 수분을 빨아들여 몸 밖으로 배출하는 역할을 한다. 흙이라고 볼 수 있기 때문에 우리 몸에 흡수되지 않고 모두 몸 밖으로 배출된다. 그리고 이렇게 흡착하는 성질 때문에 다른 성분도 흡착하여 배출할 수 있어서 이 약은 공복에 먹도록 하고 수분이 부족하지 않도록 충분한 물을 마시는 것이 좋다. 프랑스 국립의약품 건강제품 안전청(ANSM)은 ‘디옥타헤드랄스멕타이트’ 성분 제제에 대해 미량의 납 함유 가능성을 고려하여 예방조치로 ‘만 2세 미만 소아, 임부 및 수유부’에게 사용하지 말 것을 발표하였으니 주의가 필요하다.
지사제와 정장제의 차이점
지사제는 주로 열이 없고 출혈이 없는 심한 설사 증상을 완화시키는 약물로 장운동 억제제, 항균제, 수렴제, 흡착제, 정장제 등이 있다. 탈수가 우려되는 심한 급성 설사인 경우에만 지사제를 처방하고, 일반적인 설사를 할 때 혹은 항생제를 처방할 때 설사 예방 용도로는 주로 정장제가 처방된다. 아기 중이염으로 처방 받은 약 봉투를 보면 항생제와 함께 항상 처방되는 비오딘산, 비오플250산이라는 정장제가 있고, 배가 아프다는 증상의 처방전에도 람노스산, 람노스 과립 등 정장제가 자주 보인다.
정장제란
장을 깨끗하게 하여 장의 전반적인 기능을 개선하는 약이며 설사나 장 내 이상 발효 증상을 가라앉히고 장의 소화, 흡수, 운동기능을 향상한다. 정장제도 종류에 따라 장내 살균제, 유산균제제, 하제, 지사제 등 단일제 또는 복합제의 형태로 이루어져 있어 증상에 따라 다르게 처방된다.
- 아기 복통 증상 처방약 : 포리부틴드라이시럽,후로스판정,람노스산
- 람노스산 : 락토바실루스카제이변종람노수스의동결건조배양물 250mg로 락토바실러스람노수스균종이고, 균주명은 LCR35이다. 장내균총의 정상화에 의한 정장 및 설사 증상을 개선하는 병원에서 처방받을 수 있는 유산균 제재이다. 프랑스 유산균 전문 제조사인 리오 쌍떼와 기술 제휴하여 한화제약이 제조 및 판매하는 프로바이오틱스 제품으로 소장에서 주로 서식하며 설사를 멈추게 하고 장기능을 개선하는 효과로 프랑스에서도 의약품으로 인정받은 유산균이다. 특히 이 유산균은 생균이라 장에 있는 병원성 세균에 대한 우수한 살균작용을 하고 항생제에 내성을 가지고 있어서 항생제를 먹고 설사하는 체질에 특화되어 있으며, 아토피성 피부염 치료와 면역강화 기능이 우수한 균종으로 평가받는 학술적 근거도 확보하고 있다고 한다.
유산균의 부작용은 위장관계에서 가스가 찰 수도 있고, 생균 유산균은 면역이 결핍된 사람에게 더 잘 나타날 수 있으니 확실한 증상이 있는 경우에만 처방받아 복용해야 하도록 한다.
아기 콧물이나 미열 등의 증상 처방약에도 정장제가 항상 포함되어 있다. 약의 첨가제들을 주의깊게 보다보면, 아기들은 경미한 증상 이라면 약을 처방받고 복용하는 것을 항상 주의해야 겠다는 생각이 든다. 처방 받아온 약을 무조건 먹일 필요는 없다.
- 아기 콧물, 미열 증상 처방약 : 코벤 시럽, 스피다제정, 세토펜정 325mg, 비오딘산
- 비오딘산 : 바실루스리케니포르미스균 250mg/g으로 이 약에 함유되어 있는 인공 감미제 아스파탐은 체내에서 분해되어 페닐알라닌으로 대사 되므로, 페닐알라닌의 섭취를 규제할 필요가 있는 유전성 질환인 페닐케톤뇨증 환자에는 투여하지 말아야 한다.
첨가제 딸기향분말 LFY-0976,미결정셀룰로오스,백당,시트르산,아스파탐,이산화규소,포비돈
비오플250산은 항생제에 영향을 받지 않는 정장제이다.
- 아기 중이염 처방약 : 오구멘틴 듀오 시럽, 곰실린 캡슐, 코벤 시럽, 뮤코펙트정, 비오플250산
- 비오플250산 :사카로마이세스보울라디균 282.5mg 을 살아있는 상태로 동결 건조한 제품이다. 생균제제의 정장제이다.
첨가제 과당,콜로이드성이산화규소,튜티후루티향
사카로미세스보울라디란?
동남아시아 원주민들이 과거 설사와 콜레라 치료에 리치와 망고스틴의 껍질을 먹었다고 한다. 1923년 프랑스의 과학자 Dr.Henri Boulard가 망고스틴 껍질의 효모균을 처음 발견하여 프랑스 과학자의 이름을 따 보울라디가 붙었고, 사카로미세스는 당 곰팡이라는 뜻이라고 한다. 사카로미세스보울라디는 빵 만들 때 발효를 위해 쓰는 균이기도 하고 맥주 효모균주 라고도 한다. 전에는 당 곰팡이 수준으로 인정 받지 못했지만, 파스퇴르가 발효 연구를 시작하면서부터 효모균도 치료효과에 대해 인정받기 시작하고 100년 가까운 시간이 지나 현재 이렇게 항생제 처방 시 같이 처방해 주는 치료제로도 사용할 수 있는 수준까지 된 것이다.
사카로미세스보울라디균은 산소가 없이도 살아남을 수 있어, 위에서 사라지거나 하지 않고 장에서 잘 활동할 수 있다. 장 내 병원균의 증식을 억제, 독소 감소시켜주고 탄수화물 분해효소를 분비하여 장내의 세균총을 정상상태로 회복시켜주는 효과를 나타낸다. 특히나 효모균은 항생제의 영향을 받지 않아서 주로 항생제 처방 시 처방되고 있고, 일반 유산균과는 다른 장점을 가진 정장제이다.
1. 위산, 담즙의 영향을 받지 않아 식후 상관없이 아무 때나 먹어도 된다.
2. 항생제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
3. 열에 강해 실온 보관이 가능하다.
4. 장에 정착하지 않고 몸 밖으로 배출된다.
각종 실험과 논문에서 사카로마이세스보울라디균은 칸디다균의 성장을 막고, 헬리코박터파일로리균도 억제해 위장 소화 문제를 돕기도 하여 과민성 장증후군, 염증 성장 증후군에도 도움이 되고, 살모넬라균의 전이를 96% 감소시켜 간 손상 예방에 도움을 준다는 결과도 있다. 그래서 아래와 같은 장질환에 처방된다고 한다.
* 급성장질환 : 항생제 관련 설사, 식중독 설사, 지속적 설사, 여행자 설사,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감염 등
* 만성 장질환 : 자가면역질환의 일종인 크론씨병, 궤양성 대장염, 과민성 대장증후군 등
사카로미세스보울라디균은 국내에서는 처방 없이도 약국에서도 구매 가능한 일반의약품이다. 하지만, 실제로 효모균의 이런 장점과 효과를 TV나 광고에서 볼 수 없으면 잘 모르기 때문에 직접 구매해서 복용하시는 분은 많이 없을 것 같다.
평소 만성 장질환으로 유산균을 먹고도 효과를 보지 못했거나 유산균에 부작용이 있는 분이라면 시도해 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다. 해외에서는 건강기능식품으로도 판매되는데, 세계적인 유산균 전문기업인 재로우와 나우 푸드에서도 제품화해서 판매하고 있고, 유산균에 가스 차는 등 복부팽만으로 부작용이 있는 분들은 직구를 꽤 하는 걸로 보인다.
단, 이산화규소 등 화학첨가물이 있으므로 아이한테는 처방 없이 비오플250산을 따로 구매해서 먹이는 일은 없도록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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