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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유아

아기 폐렴 초기증상 그리고 입원 없이 통원 치료후기

by monday100 2023. 1. 19.

아기들한테 폐렴은 한번쯤 겪는 흔한 질환이긴 하지만, 우리 아이는 한 번도 폐렴인 적은 없었기에 걸리기 전까지는 무섭게 들리는 병명이었고, 엄마들한테는 늘 두려운 병명이다. 폐렴에 걸리면 무조건 입원해야 하는 줄 알았고, 입원하면 기본 5일에 병원비는 80-100만 원에 육박한다고 들었다.

소아 폐렴 통원 치료후기

우리 아이는 폐렴구균 기초접종도 모두 했고, 아기 때는 폐렴에 걸린 적이 없었다. 유치원에 다니면서 걸린 첫 폐렴의 증상은 처음에는 열도 없고 목이 따갑고 콧물이 조금 있는 정도였다. 콧물 정도로는 병원에 가지 않지만 목이 아프다는 말에 근처 가까운 소아과에 가니 비염약을 처방해 주셨다. 소아과는 의사 선생님이 폐소리를 체크하시고, 그 소리로 폐렴도 구분하시는 걸로 알고 있다. 첫 방문 때 폐소리가 정상이었고 의사 선생님도 요새 바람이 많이 차졌으니 알레르기 비염 증상이 생길 수 있다며 아래와 같이 진해거담제, 항히스타민제, 콧물약, 류코트리엔조절 조합의 알레르기비염 환자에게 주는 약들을 처방해 주셨다.

병원에 다녀오고 주말동안 약을 먹었는데 증상개선이 전혀 없었다. 평생 비염으로 고생해 온 내가 누구보다 약을 먹고 나서의 결과를 잘 알고 있어서 약을 먹고 나서도 증상이 그대로인 아이를 보고 감기다!라고 확신이 들었다. 목도 아프고 콧물도 그대 로고 열이 나기 시작했다. 그리고 밤새 가래때문인지 목에 계속 콧물이 넘어가서인지 자면서 기침을 계속 하고, 숨소리가 거칠게 느껴졌고 한마디로 아이의 상태가 평소와 달랐다.
월요일이 되자마자 소아과로 갔다. 밤새 잠을 못잤다는 말과 함께 숨소리가 이상했고 가래도 끓는것 같다고 자세히 이야기했지만, 의사 선생님이 청진기로 폐 소리도 듣고 귀도 보고, 열도 재고, 목도 보고 체크하시더니 감기인 것 같다며 가볍게 이야기 주셔서 "아, 다행이다 -" 생각하며 처방전을 들고 나오다가 약국앞에서 걸을 멈췄다. 에? 경보세파클러건조? 가벼운 감기에 항생제를 처방해 주었다?

보통 항생제를 처방해 줄때 의사 선생님이 항생제를 먹어야 하는 이유도 같이 설명해 주신다. 그런데 설명도 없이 항생제를 처방해 주다니?
약 공부를 하고나서 그리고 아기 때 중이염 때문에 고생한 경험으로 항생제에 민감한 상태라 조금 큰 규모의 소아과로 다시 갔다. 이 소아과는 언제나 사람이 많아 붐비고, 대기시간도 길어 많이 지치는 곳이지만, 바로 엑스레이를 찍어볼 수 있는 규모가 큰 곳이라 심각한 환자들도 많이 오고 환자들을 보는 건수도 많기 때문에 의사 선생님이 경험이 많으실 것이고, 병원 매출을 위해 폐 사진도 웬만하면 찍도록 권유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일반인인 내가 들어도 숨소리가 평소와 달랐고 뭔가 그냥 넘어갈 수가 없어서 폐 사진이라도 찍어보고 확인해야 안심이 될 것 같았다.

다시 방문한 병원에서 숨소리 듣더니 바로 폐사진을 한 번 찍어보자 하셨고, X-ray를 찍으니 초기 폐렴 진단이 나왔다. 이제 막 시작되고 있는 아주 초기 폐렴이고, 더 진행될 것이 예상되며, 유행하는 바이러스성 폐렴일 수도 있다고 하셨다. 이 병원은 입원실도 있는 중규모 병원이라 입원 권유도 많이 한다고 소문을 들었어서 평소에 왠만하면 안 가려고 했던 병원인데, 입원은 안 해도 된다고 할 만큼의 폐렴 초기 상태였다. 혹은 소아 폐렴 환자가 많아 입원이 불가하여 통원 치료를 권했을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이번에 아이가 걸린 폐렴으로 알게된 사실은 아이들은 폐렴이면 무조건 입원하는 줄 알았는데 의사의 판단에 따라 초기 상태라면 통원치료도 가능하다는 것과 바이러스성 폐렴은 전염되며 누구나 걸릴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처방약을 보면 알겠지만, 처음 방문한 소아과에서 준 항생제를 포함한 처방전과 폐렴 진단을 해준 병원의 처방전 리스트는 거의 비슷한 약이다.그렇다면 나는 병원을 새로 다시 간 것이 양육자로서 올바른 결정이었을까? 아마 첫번째 소아과에서 준 처방약을 먹었어도 아이는 같은 증상과 같은 차도를 보이며 나았을 것이라 예상된다. 약을 먹고도 폐렴이 초기에서 다음단계로 진행되었기 때문이다.


아이는 폐렴 진단을 받고 그 뒤로 한달 동안 유치원에 등원하지 못했고, 항생제는 2종류나 복용했으며, 갈 때마다 X-ray를 찍어 병원비가 더 나왔다. 항생제를 먹으면서도 중간에 폐렴이 더 진행되었었고, 내가 해줄 수 있는 거라고는 손수 밥을 해먹이며 배, 대추, 생강, 도라지 등등으로 폐와 기관지에 좋다는 배숙도 해먹이고, 항생제를 먹고 있어 유산균과 비타민도 따로 챙겨주면서 , 물을 계속 따라다니며 먹이고, 잘 재우고 가습기도 틀어주며 온습도를 맞추면서 아이가 잘 버텨서 이겨내기를 손꼽아 바랄 뿐이었다.


병원의 선택 때문에 아이가 더 심해지거나 잘못된 결과가 나오지는 않았겠지만, 의사 선생님이 정확한 자료를 가지고 상세하게 설명해 주었냐 아니냐의 차이는 내가 양육자로서 정확하게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 경험하게 해 준 동기가 되었기에 스스로는 올바른 선택이었다고 생각한다.첫 소아과 선생님의 가벼운 감기 진단에 내가 심각성을 못 느끼고 그냥 약만 챙겨 주었다면 아이가 나았을까? 
폐렴 진단을 받았기에 주 양육자로서 심각하게 생각하고 그동안 내가 배달음식을 너무 먹었나? 여러가지 돌아보며 신경 쓰지 못했던 것들을 세심하게 챙기려고 노력했고, 블로그 한다고 공부했던 이론들을 동원해 어떻게 하면 좋은 방법인지 의사 선생님께 열심히 질문도 했고, 의사 선생님이 귀찮아하지 않으시고 정확하게 설명해 주시려고 한 노력들이 모아져 아이가 무사히 나을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나는 아버지가 당뇨에 합병증인 만성신부전증으로 오랫동안 정상적인 활동을 하지 못하시고 신장 투석을 하느라 계속 이틀에 한 번 병원만 몇 년을 다니시다 결국 돌아가셨다. 그 땐 내가 뭘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고 어떻게 했어야 옳은 것이었는지 정답을 모른 채로 우리 가족이 다른 결정을 했으면 아빠가 아직도 살아있지 않았을까 생각하며 후회로 보낸 시간들도 많다. 아마도 아버지의 지병에 관심을 가지고 원인이나 치료방법을 알아보려고 하고, 노력이라도 했었다면 후회는 없었을 텐데 그 과정이 없어서 이렇게 마음속에 짐으로 남아있는 것이라고 생각이 들기도 한다.그 때는 막연히 의사선생님이 해결해 줘야할 중병이라고 생각했었다. 요새 같은 시대에 조금만 검색에도 정보가 충분한 세상인데 말이다.

폐렴이 완치되고 마지막날 의사 선생님이 해주신 말씀이다.

결국 아이가 면역력으로 이겨낸 거예요
한 번 폐렴을 겪으면
폐가 한 번 손상된 상태이므로
다시 회복 전까지 바이러스나 찬바람이나
외부의 자극에 민감해져서
폐렴에 자주 걸릴 수 있으니,
이번 겨울에는 외출을 조심하세요.
실내에서 가볍게 운동하고
단체생활을 하는 것은 괜찮습니다.

 

아마 이 마지막 멘트가 없었다면 나는 겁쟁이가 되서 또 집에만 있었을 테지만, 적극적으로 태권도도 가도 되나요? 유치원 가도 되나요? 열심히 질문을 해서 내가 피해야할 행동과 해도 되는 행동을 정확히 숙지할 수 있었다.

 

아이 폐렴 초기증상과 치료기간

폐렴은 폐가 미생물에 감염되는 병으로 폐렴의 일반적 증상은 고열,오한,기침,가래이고 처음에는 가벼운 감기 증상으로 나타나고 그 뒤로 점점 폐렴으로 진행되는 순서를 보인다고 한다. 침이나 음식물등으로도 전염되고, 세균성폐렴과 바이러스성 폐렴으로 나뉘고 대부분의 초기폐렴 그리고 바이러스성 폐렴은 의사에 판단에 따라 통원치료를 해도 되고, 고열이나 호흡 곤란이 있는 경우 혹은 1세 미만의 아기는 입원치료가 필요하다고 한다.

 

우리 아이는 바이러스성 폐렴이었고, 바이러스성 폐렴은 항생제가 치료에 큰 도움이 되지는 않는다고 한다. 세균성 폐렴이라면 1-2주 항생제 투여로 치료가 완료되지만, 바이러스성 폐렴은 4주 정도까지도 치료기간이 필요할 수 있고, 마이코플라즈마 폐렴은 6주 까지도 소요된다고 한다.


내가 느낀 우리 아이의 폐렴의 증상은 아래와 같았다. 이론적으로 여러가지 증상을 숙지하고 있었지만, 실제로 느낀 것은 아래 증상 정도이다.

  1. 평소와 다른소리의 가래 끓는 기침
  2. 밤에 자다 깰만큼의 기침
  3. 숨을 쉴 때 나는 평소와 다른 소리

중요한 점은 처음부터 심한 폐렴이 바로 오는 것이 아니라 반드시 초기증상이 먼저 있으니 아이의 건강 상태에 늘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면 초기부터 발견이 가능하다는 것이고, 치료가 가능한 병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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